평산 신씨의 시조로서 궁예가 세운 나라인 태봉(泰封)의 기장(騎將)이었지만 궁예가 왕위에 즉위한 지 몇 년 만에 처자식을 살해하고 백성을 혹사하는 등 폭정이 심해지자 918년 배현경 홍유 복지겸 등과 함께 궁예(弓裔)를 몰아내고 왕건(王建)을 추대하여 고려의 건국에 이바지한 1등 공신이다.

그 후 대장군이 되어 927년(태조 10) 태조와 신라를 도와 후백제를 공격하고자 하였으나 이곳 대구 공산(公山) 싸움에서 후백제군에 포위되어 태조 왕건이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. 

이 때 자신이 왕으로 변장하여 김락(金樂)장군과 같이 싸우다가 왕건을 대신하여 장렬히 전사하였고 왕건은 이틈을 타 장졸로 변장하여 적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였다.

태조는 신숭겸장군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 그의 시신을 거두어 광해주(光海州 지금의 춘천)에 예장(禮葬)하고 전사한 자리인 이 곳 대구 공산에 순절단(殉節壇)과 지묘사(智妙寺 일명 美理寺)를 세워 그의 명복을 빌게 하는 한편 일품전지 삼백무(三百畝)를 하사하여 이를 수호하게 하였다.

신숭겸장군이 평산 신씨의 시조가 된 일화....

신숭겸장군의 초명은 능산이다. 

즉 그는 성을 갖지 못한 평민계층 출신이라 볼 수 있는데 그에게 신씨라는 성과 숭겸이라는 이름 그리고 평산이라는 본을 준 이가 바로 태조 왕건이었고 그런 그에게 신숭겸이 충성을 다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.

그가 평산 신씨의 시조가 된 재미있는 일화가 전한다.

신숭겸장군이 왕건과 함께 평양을 둘러보고자 북방으로 향하던 중 황해도 평산지방을 지나는데 마침 하늘에 기러기 떼가 날고 있었다.

태조 왕건이 그것을 보고 평소 명궁으로 인정받고 있던 신숭겸에게 말했다. 

'저 기러기가 보이는가?  

하늘을 나는 저 기러기를 쏘아 맞힐 수 있겠는가?'

그러자 신숭겸이 '몇번째 기러기를 맞히리이까' 물었고

태조 왕건은 세 번째 가는 놈을 골랐다. 

그런데 또 신숭겸이 묻는다. 

'어느 쪽을 맞히리이까.'

태조 왕건이 '세 번째 날아가는 기러기의 왼쪽 날개를 맞혀 보는 게 어떤가?'하자 

신숭겸이 바로 활을 들어 쏘았는데 정말로 셋째 기러기의 왼쪽 날개를 정확히 맞혔다.

태조 왕건은 신숭겸의 활 솜씨에 경탄하여 기러기가 떨어진 그 주변의 땅을 신숭겸에게 하사하고 그곳 평산을 본으로 삼고 신씨라는 성과 숭겸이라는 이름을 주었다고 한다.